
리더들이 특히 팀장들이 리더십을 현업에서 발휘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크게 세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가 대상이 되는 사람이고 두번째가 그 팀이 갖고 있는 상황과 맥락 또는 분위기그리고 마지막 세번째가 일을 하는 구조, 즉 팀의 구조적 유형입니다.
먼저 대상이 되는 사람에 대해서는“공자”가 보여줬던 모범이 가장 좋은 사례가 있어 그 내용을 공유를 합니다. 비록 저는 공자의 가르침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지만 저의 소중한 친우인 장영지님이 제게 가르쳐준 내용입니다.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내용인데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스승님. 들은 것을 바로 실행해야 합니까?”
공자가 답했다. “부모님과 형님이 계신데 어찌 바로 실행할 수 있겠느냐. 기다리거라.
”이번엔 염유가 물었다.“스승님. 들은 것을 바로 실행해야 합니까?”
공자가 답했다.“그렇다. 들은 것을 바로 실행해라.”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대답이 나오자 공서화가 질문했다.“스승님. 자로에게는 ‘부모님과 형님이 계신다.’고 하셨고 염유에게는 ‘바로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맞는지 헷갈려서 감히 여쭤봅니다.
”공자가 대답했다.“염유는 뒤로 물러난다. 그러므로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다.자로는 앞에 나서려고 한다. 그러므로 그를 물러나게 한 것이다.”
두 번째인 그 팀이 갖고 있는 상황과 맥락 또는 분위기에 대해서 도공자와 제자의 또 다른 사례에 저의 생각을 더해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이해하고 기용해줄 군주를 찾아열국列國을 주유했던 공자와 제자들,그 여정은 꽤나 험난했는데 진채陳蔡의 접경 지역에서 7일 동안 구금을 당한 일도 있었다. 식량이 다 떨어져 배고픔에 쓰러지고 병드는 제자들이 생겨났다. 자공子貢이 포위를 무릅쓰고 쌀을 구해왔고, 안회顔回가 흙으로 지은 지붕 밑에서 밥을 지었다. 자공이 물을 떠오다가 안회가 밥을 퍼 먹는 것을 멀리서 보게 되었고, 불쾌한 마음으로 공자에게 이 사실을 일러바쳤다.
공자가 말했다. “나는 안회가 어질다고仁 믿은 지 오래되었다. 네가 그렇게 얘기하여도 나는 안회를 의심하지 않는다.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니 너는 그만하거라. 내가 그 이유를 물어볼 것이니. ”공자는 안회를 불러 말했다.“내 지난 밤 꿈에서 선인先人을 만났는데 이는 나의 앞길을 열어주고 복을 내려주려는 계시가 아닐까? 네가 짓고 있던 밥이 다 되었으면 가져오너라. 제사부터 지내야겠다.”
안회가 대답했다. “아까 밥을 지을 때 그을음 덩어리가 밥솥에 떨어졌습니다. 그대로 두자니 지저분하고 버리자니 아까워서 제가 먹었습니다. 이러한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가 없습니다.”
공자가 말했다.“그랬더냐? 그런 밥이라면 나 역시도 먹었을 것이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인지라 이 내용 자체에 대해 첨언할 내용은 없고 또 제가 여기에 어떤 첨언을 한 다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 조심스럽긴 하지만 '고전이란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기에 고전일꺼야' 라는 생각으로 저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위의 사례를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안회가 먼저 밥을 퍼먹는 상황, 자공이 공자에게 안회의 행동을 일러바치는 상황, 그리고 공자가 안회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상황입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공자와 제자가 갖고 있는 분위기인데 자공이 자신의 불만을 여과없이 공자에게 표현하고그런 자공에게 공자는 안회를 두둔한 이후조심스럽게 안회에게 밥 먹은 것에 대해 간접적으로 확인을 했을 때 안회는 자신이 했던 행동에 대해 공자에게 가감없이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러한 대화가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은 평소 공자와 제자들간에 위계와 존중은 있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눌 만한 분위기와 문화가형성되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결국 리더십은 어떤 상황에 따른 이벤트라기 보다하나의 흐름이고 맥락이며 분위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봐도 공자는 참 제자들을 아끼는 좋은 스승인 것 같고또 제자들도 공자를 마음으로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세 번째가 바로 앞에 언급한 팀이 일을 하는 구조, 즉 팀의 유형에 대한 이야기인데 우리가 보통 현업에서 팀장이 해야 하는 역할을 언급해보면 팀이 가야 할 바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 그 비전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체계와 시스템을 관리는 역할, 팀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역할 등은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중요한 역할들입니다.
여기에 품성도 좋고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보인다면 팀원들 입장에선 최고의 팀장이겠지요. 그런데 팀장이 팀을 리딩할 때그 팀의 일하는 방식이 야구형 팀이냐, 축구형 팀이냐,아니면 테니스복식형 팀이냐에 따라 위에 언급한 팀장 역할들의 비중과 농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 생각해 보면 야구형 팀에서는 무엇보다 명확한 역할 분담과 권한과 책임의 위임이 축구형 팀에서는 일의 흐름상 문제가 예상되거나 발생했을 때의 대처가 테니스복식형 팀에서는 팀원들과 일에 대한 지속적인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팀원들이 팀장에게 바라는 것 중에는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해줬으면 좋겠고 권한과 책임을 분명하게 위임해 달라는 요구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팀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어쩌면 이것도 우리나라에 야구형 팀이 가장 많아서 그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